기찻길 영상에세이‘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온다’
수정 2000-10-17 00:00
입력 2000-10-17 00:00
두 사람이 걸은 철길은 469㎞.79만여 개의 침목을 신성한 ‘의식’처럼 일일이 디디며 자국자국마다 심고 돌아온 건 사람에 대한 사랑과,통일에의 염원이었다.
107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의 감상은 발끝마다 달랐다.서울역이나 대전역처럼 거대도시도 지났을 테지만,발길이 붙들린 곳은 역시 역장마저 없는 낯선 간이역들이었다.철길옆에서 무공해 채소를 가꾸는 농부,스쳐지나는 길손에게 주저없이 농을 거는 팔순 노파,고요히 역사를쌓아가는 철길가의 이름없는 절집….때로 넘치는 감상은 몇줄 시(詩)로도 표현됐다.
이대흠씨는 길에서 만난 이야기를 그날그날 일기처럼 수첩에 옮겼다.
덕분에,115편의글들이 낯선 여행지에서의 단상을 생으로 되살렸다.
한여름 신록을 담은 111장의 천연색 사진들은 기행의 여운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황수정기자 sjh@
2000-10-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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