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검찰 ‘巨物’은 봐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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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07 00:00
입력 2000-08-07 00:00
“요즘 검찰이 왜 이러나…” 중요 피의자들이 검찰의 신병관리망을 뚫고 잇달아 해외로 도피하자 검찰을향해 쏟아지는 비난이다.세금 감면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른 뒤 소환에 불응하던 김범명(金範明)전 자민련 의원이 지난달 28일 중국으로 도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은 중요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신병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

평소 일반 피의자의 소환조사에는 엄격하기로 소문이 났던 검찰이 비리 혐의가 짙은 변호사와 정치인 등 사회 저명 인사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예우(?)를 하다 빚어진 일이라 검찰을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나 내사를 받던 중요 피의자가 해외로 도주한 것은 김 전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12억원대의 부동산 사기죄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되기 직전 미국으로 도주한 박병일(朴炳一)변호사,고속철도 로비의혹 주범으로 지목됐던 로비스트 최만석(崔萬錫)씨가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최근 중요피의자들은 검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망을 피해달아났다.

이들이 도주에 성공한 것은 검찰이 수사기법상 가장 초보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7월24일쯤 각계 인사 등을 통해 수사 방향을 타진하는 등 해외 도피 가능성이 예견됐음에도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의 뇌물수수에 대해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술만있었고,김 전 의원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출금 조치하지 않았다가 1차 소환에 불응한 후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김 전 의원에게 7월27일 출석하라고 1차 소환 통보한 후 불응하자 7월31일 출석하라는 2차 소환장을 보냈던 점을 감안하면 1차 소환 불응 직후 출금 조치했다는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더구나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차 소환에도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점에 비춰볼때 김 전 의원의 출국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당한것이라는 게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소 잃은 뒤에도외양간을 고치기보다는 잃은 소만 탓하고 있다”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 검찰은 곱씹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종락 사회팀기자 jrlee@
2000-08-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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