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동인문학상 개편 소식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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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7-24 00:00
입력 2000-07-24 00:00
그런데,이번에 개편된 동인문학상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하나는,기존에 간행된 단행본 소설집에 상을 주겠다는 것,다른 하나는 종신 심사위원제를 두겠다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서는,특정 단편에 문학상을 주고는 그것을 매개로 후보작까지 아우르는 작품집 간행,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관행에서 벗어나려 했음을 평가할 수 있다.문제는 후자이다.그 취지는 좋게 보아 문학상의 운영에 안정성을부여하고 그 위상에 권위를 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그러나,그렇게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종신제는 프랑스에서와는 달리 우리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는제도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치적인 환경 탓이 크지만 문학에서도 종신제란 거부감 내지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제도이다.하나의 ‘권력’으로 비치기 쉽다.우리의 현실에 대한 고려가 필요했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최근 5,6년 동안 문학상이 몇몇 ‘원로’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수여되면서 개개의 문학상이 갖는 특성이나 가치는 중화 내지 무화되는 폐단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우리의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문학상은 많고 상을줄 사람도 받을 사람도 많지 않다.만약,특정한 문학상에 종신 심사위원이 생긴다면,여타의 문학상은 어떻게 운영하라는 것인지?마지막으로,생각이 같지 않은 분들이 동인문학상을 함께 주관하게 될 때 賞은 바람직한 문학에 대한 논의를 떠나 일종 ‘타협’의 결과로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지금껏 많은 상이 그래왔듯이 말이다.문학에는 다른 문단인도 있고 독자도 있다.
문학상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마음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나,보다 신중한 고려가 있었더라면 하는생각이다.상을 주관하는 주체나 상을 심사하는분들이나 모두.
방민호 문학평론가
2000-07-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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