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워싱턴] 고어 “난 대통령후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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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7-14 00:00
입력 2000-07-14 00:00
미 대선 경쟁에 한창인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이 12일 장탄식을 터뜨렸다.

대통령직에 도전한다고 발표한지 벌써 일년이 가까와 오는데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아직 자신을 대통령감으로 봐주지 않는다는 푸념이다.

그는 이날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서 미국의 한 통신과의 인터뷰를 하면서“미국인들은 나를 여태 부통령으로만 여기지 대통령 후보로 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심하게 말하면 아직도 말잘하고 정치 잘하고 인기있는 대통령 빌 클린턴의 빛에 가려진 ‘덜 떨어진’부통령 고어로만 본다는 것이다. 고어 부통령은 지금까지 나름대로 전국을 돌며 유세를 통해 자신을 대통령감으로 내보이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해왔다.그의 이같은 푸념에는 물론 자신의 상관인 클린턴 대통령을 칭찬하려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어부통령으로선자신을 대선전에 나선 대통령감이 아닌 그밑의 부통령으로만 보기 때문에 불만이라는 것이다.그의 이같은 푸념 이면에는 여론조사에서 자신보다 항상 조금 앞서는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에 대한 강한 불만이 존재한다.분명히 상대보다 능력이 있고 훌륭한 인품도 갖췄지만 국민들이 이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또한 지금까지 민주당 행정부가 이룩한 30년만의 재정흑자,2,200만 일자리 창출,경제호황 등 업적 곳곳에는 자신의 몫도있는데 모두 현직 대통령의 업적으로만 간주된다는 약간의 억울함도 있어 보인다.

고어부통령이 토로한 불만은 어찌보면 화려하게만 보여온 미 부통령직이 갖는 지금까지의 선입견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다.대통령클린턴은 고어로선 도저히 따라잡기 힘든 정치적 감각과 자질을 가졌다는 게 미정가의 공통된 견해다.성실하고 실력있는 모범생이지만 정치인으로선 어딘기 미숙한 분위기의 고어 부통령.

섹스 스캔들로 얼룩진 클린턴대통령의 이미지는 분명 그에게 감표요인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과감하게 클린턴과의 차별화를 내세우지 못하는 고어후보.

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후보 고어로서의 자아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게 그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최철호 특파원hay@
2000-07-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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