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한국銀 景氣시각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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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5-26 00:00
입력 2000-05-26 00:00
엄차관이 이날 서울대 강연에서 국제수지 흑자라는 한가지 목표를 위해 경제성장률 하향조정,금리인상,환율절하가 ‘불가(不可)’하다고 밝힌데는 경기과열 우려가 없다는 기본인식이 깔려있다.경기상승이 꺾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 경기 위축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올 1·4분기 산업생산 증가율 23.4%는 지난해 4·4분기의 28·9%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또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도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8% 성장했지만 지난해 4·4분기에 비하면 1·8%로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내수회복세는 2년동안 심하게 위축됐던 경제활동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봐야한다는 것이다.경기과열보다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는 게재경부의 시각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주식·채권시장의 균형을 깨트려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엄차관의 지적이다.침체돼 있던 주식시장이 간신히 상승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 폭락사태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주가폭락은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을 양산하고 결국 엄청난 공적자금 투입으로이어질 수 있다.엄차관은 금융시장의 불안은 결국 하반기에 본격화될 2차 금융구조조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경부 내에서는 오히려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들이 나온다.관계자는 “금리인상을 하려면 경기가 상승국면이었던 6개월 전쯤에 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박정현기자.
*한국은행의 입장.
전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연구원 초청 금융기관 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에 대해 우회적인 어법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전 총재는 “전분기 대비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8%로 전분기 성장률2.8%보다는 둔화됐지만 설비투자와 소비가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고오랜 침체를 보였던 건설투자까지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경기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경제 회복,반도체 경기호황,정보통신혁명 등 대외여건에 힘입어 수출도꾸준히 증가,경기상승 국면을 유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 총재는 특히 최근 들어 생산설비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실시한 ‘2·4분기중 제조업 업황전망’ 결과,전체 21개 업종 중 설비가 부족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종이 1·4분기 7개에서 14개로 곱절 늘었다는 설명이다.
전 총재는 산업은행 등 주요기관의 업황전망에서도 기업실사지수(BSI)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경기상승세 지속에 따른 잉여공급능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어 경기 과열기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우려다.
전 총재는 “경기상승세가 임금·임대료·전세가격 상승,공공요금인상 등으로 이어져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어 그는 “물가가 이미 높은 수준에 있게 되면 정책선택의 폭이 크게 좁아진다”면서긴축정책을 통한 성장속도 조절이나 금리인상 등 ‘선제조치’의 필요성을강하게 내비쳤다.
안미현기자
2000-05-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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