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일의 임산부 교실](9)분만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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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25 00:00
입력 2000-04-25 00:00
인간의 탄생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기적적이고,신비로운 사건이다.분만환경은 안온하고 평화스러우며 또한 인간다운 품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대병원에서의 출산을 ‘분만 폭력’이라고 비판한 이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은 1970년대 프랑스의 산과의사이던 프레데릭 르브와이어.그는 ‘폭력없는 출산’이란 책을 통하여 지금까지의 현대의학이 오히려 분만환경에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고 통렬히 비판했다.유럽에서 시작된 이러한 지적은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갔다.

분만폭력이란 물론 임산부 입장에서 본 것이다.예로부터 분만이란 임산부 자신과 가족들에 의하여 주도되었으며,‘의료’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강했다.그런데 근대의학이 발전하면서 출산과 관련된새 기술들을 의료인들이 주도하게 되면서부터,분만은 문화라기 보다는 의료의 범주에 들게 되었고,이윽고 임산부들은 ‘환자’로 불리게 되었다.

산과분야의 최신 의료기술들이란 각종 진통억제 약물,진통촉진제,양수파막술및 회음절개술 등이다. 이러한 최신의료기술에 대한 반성,즉 ‘폭력적’인분만환경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유럽에서는 이미 시작되었다.

1970년에 소개된,자연적인 무통분만법인 ‘라마즈 분만법’ 또는 ‘소프롤로지 분만법’등이 여기에 해당된다.분만자세도 지금까지의 침대분만이 아닌다양한 자세 즉 입식·좌식·수중분만들을 허용하고 있다.

분만실의 환경도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주는 조명과,주위의 시끄러운 소음을 차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총체적으로 임산부를 편안하게 해주어 진통의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부드러운 분만’인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인위적인 분만환경이 아닌,자연적인 분만환경에 필요한 요소들로 우선 의료인들이 노력해야 할 일들이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형병원 및 일부 산부인과 병의원들이 이러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리가들린다.

부드러운 분만을 위해서는 이와 함께 사회적인 뒷받침과 임산부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론 임산부 자신이다.임신을 긍정적으로받아들이고,특히 분만을 두려움 없이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균형 있게 작용한다면 분만은 더 이상 ‘폭력’으로 불리우지 않을 것이다.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2000-04-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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