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의원 뽑던날/ 투표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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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4 00:00
입력 2000-04-14 00:00
이번 16대 총선의 투표율이 50%대인 57.2%(잠정 최종 집계)를 기록했다.이는 사상 최저였던 15대 총선의 63.9%에 비해 무려 7.5%포인트나 낮은 비율이다.50%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98년 지방선거의 52.7%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그동안 정치권이 당리당략만을 위한 정쟁에 몰두,정치권에 대한국민들의 불신과 혐오를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번총선에 처음 시도된 후보자의 병역·전과·재산·납세실적 공개 등도 투표율 하락을 부추겼다.‘무세무병(無稅無兵)’에 범죄 전과를 가진 무자격자가대거 포함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냉소적 반응이퍼졌다.

대도시는 투표율이 낮고 농촌지역은 높은 현상이 이번에도 재연됐다.시·도별로는 대구가 51.4%로 가장 낮았고 제주가 66.7%로 가장 높았다.특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투표율은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아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이 유리하다는 명제를 그대로 증명했다.

수도권의 낮은 투표율은 이번 총선에 대한 유권자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를 수도권으로 잡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유권자의 불신현상을 씻어내지 못한 셈이다.민국당이 승부처로 여긴 부산의 투표율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높은 반면 TK의 중심지인 대구는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현 정권 이후 뚜렷한 정치적 대안을 찾지 못한 지역 민심을 그대로 드러냈다.민주당과 자민련의 연고지인 호남과 충청의 투표율은 평균치를 훨씬 웃돌아 투표율이 비례대표 배분 등과 관련,특정 정당의 득표율과 직결되고 있다는 관측을 낳게 했다.

한편 산불 피해 지역인 강원 강릉·삼척 지역이나 구제역 파문 지역인 경기 파주,충남 홍성·보령 등은 평균치를 웃도는 투표율을 보여 산불과 구제역이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하기자 lark3@
2000-04-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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