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시 메이커 기고/ 책임운영기관 제도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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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2 00:00
입력 2000-04-12 00:00
21세기와 새천년이 동시에 개막됐던 올해 1월1일 계약직 공무원(국군홍보관리소장)으로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 지난 10일로 100일이 됐다.

국군홍보관리소는 책임운영기관이다.‘책임운영’이란 명칭에서부터 논란이많았다지만 정부 전체를 통틀어 10곳밖에 안되는 책임운영기관의 장으로서임하는 사명감은 나름대로 컸다고 자부한다.그러나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제도가 허술하게 그리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운영기관은 지난 99년 1월 ‘책임운영기관에 관한 법률’(법률 제5711호)에 의해 탄생했다.그러나 시행령만 간신히 마련됐지 시행규칙 등 후속(하위) 규정들이 제때 제대로 정비되지 않는 바람에 운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대표적인 애로는 인력충원이다.책임운영기관의 효율적 운영과 성과 제고를위해서는 공직 밖의 우수인력에 대한 특별채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그러나 현행 법령은 “특별채용을 할 경우 이를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하여 소수인력을 채용하는 데 과다한 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되게 돼 있다.

이는 또한 필요한 직위의 실무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시험 성적(이론)이우수한 자만을 채용토록 함으로써 특별채용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따라서 별정직의 충원은 엄격한 임용자격기준을 설정하여 충원토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인력운용상의 문제다.책임운영기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인사-예산권 등 명목상으로는 기관장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그러나 실제로특정직위에 능력있는 직원을 보임하려 하면 낡고 경직된 규정들이 발목을잡는다.

결원 발생시 계약직 공무원을 직급별 정원의 30% 범위안에서 채용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이 또한 현실적인 규정이 되지 못한다.우선 계약직에 대한 처우가 일반 중견 기업체의 50% 수준에 불과하다.유사경력 불인정 및 신분상의불안정까지 감안하면 우수인력이 현실적으로 공직에 들어오려 할 까닭이 없다.

따라서 책임운영기관에 근무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력운용의 탄력성을 부여하도록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책임운영기관 시행지침’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중앙행정기관은책임운영기관 소속 공무원의 우대 방안을 강구하고 우수인력을 배치토록”돼 있으나 상위직급의 결원이 없으면 내부승진은 불가능하다.“특정인력의교체를 요구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돼 있으나 현실적으로 결원이 없을 경우엔 교체를 요청해도 실현이 불가능하다.한마디로 ‘선언적 지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책임운영기관 소속 공무원에게 보다 많은 상여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지침조차 마련돼 있지 못하다.책임운영기관은 기업 회계법을 적용토록 돼 있지만 이들 기관에공통적으로 적용할 회계보고 프로그램조차 개발돼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책임운영기관제는 정부 혁신과 신인사 정책의 산물이다.개방형 임용제와 더불어 성공시켜야 할 당위성을 안고 있다.만일 정부가 진심으로 이 제도의 성공을 바란다면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규정이 아니라 보다 적실성있고 실효성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

마침 행정자치부가 책임운영기관들의 운영실태와 애로사항을 일제 조사할계획이라고 한다.당국은 이번 기회에 보다 확실한 조치를 취해줄 필요가 있다.

金 鍾 久 국군홍보관리소장
2000-04-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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