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이제는 경영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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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2-24 00:00
입력 2000-02-24 00:00
지난해 젊은 인터넷 전문가에게 인터넷 포털 ‘라이코스’를 맡겼던 미래산업 정문술(鄭文述·62) 사장은 최근 다시 ‘친정 체제’로 돌아섰다.“아직은 경륜있는 내가 직접 경영을 맡는 것이 낫겠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들어 두드러지는 특징은 공동 경영체제.‘나모 웹에디터’로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회사로 부상한 나모인터랙티브는 지난달 경영·마케팅부문 최고경영자로 경인양행 대표이사를 지낸 김흥준 사장(33)을 영입,기존 박흥호사장(37)과 함께 ‘투톱’체제를 갖췄다.기술부문만 맡기로 한 박 사장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 회사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경매회사 옥션도 지난해 9월,삼성물산에서 인터넷 부문을 이끌었던 이금룡(李今龍·48) 사장을 영입했다.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인오혁(吳赫·38)사장과 함께 두 명의 사장 체제를 갖췄다. 전자상거래 회사인인터파크도 데이콤에서 17년동안 기획 및 인력관리를 맡아온 유종리(柳鍾理·44·내부 경영) 사장을 데려와 이기형(李奇衡·37·신규사업 개발) 사장과공동경영 체제를 이뤘다.
또 네트워크전문업체 콤텍시스템은 신복영(申復泳·65) 전 서울은행장을 회장으로,이동통신 장비회사인 팬택은 박정대(朴正大·55) 전 LG정보통신 전무를 사장으로 이달 초 각각 영입했다.소프트웨어 회사 엔드리스레인의 이호찬(29) 사장은 지난해 11월 정보운영 담당 정재욱(鄭宰旭·32)이사에게 사장자리를 넘겨주고,자신은 그 밑의 기획담당 이사로 물러났다.
선진 경영기법 도입도 활발하다.인터넷 보안전문회사인 시큐어소프트는 올들어 김홍선(金弘善·40) 사장 등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된 이사회에서 회사의 경영방향을 결정하고 있다.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은 각 사업본부 본부장이 실행하고 본부장은 부서의 조직관리,운영예산,인사관리를 전담한다.다음커뮤니케이션(사장 李在雄·33)도 투자 유치,신규사업 추진 등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때 사외이사들을 거친다.또 해당부서 팀장의 전결권을대폭 확대하는 등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챌 전제완(全濟完·37) 사장은 “현재 상당수 성공한벤처기업의 경영인들이 기술 전문가 출신들이어서 앞으로 장기적으로 성공을보장받으려면 다양한 마케팅·기획 등 능력을 가진 전문 경영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2000-02-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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