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중하위직 ‘탈출’ 꿈꾼다
수정 2000-02-11 00:00
입력 2000-02-11 00:00
공직구조조정 이후 사람은 줄었는데 일은 오히려 늘어났다.상위직이라면 앞날을 위해 참아본다지만 중하위직은 그래봐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과거에는 본부에 있으면 인사혜택이 컸지만,최근에는 거의 없다.굳이 본부에 집착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는 얘기다.
세종로의 한 중앙부처 총무과에는 지난 1월 인사이동 당시 “제발 산하기관으로 보내달라”는 본부 직원들의 요구가 줄을 이었다.산히기관으로 움직일수 있는 인원은 3∼4명 정도였는데 자천타천으로 희망을 표시한 사람은 20명도 넘었다는 후문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부 직원이 산하기관의 직원을오히려 본부로 밀어내는 이상한 현상까지 나타났다.이런 일이 이어지면 정책을 다루는 본부의 인력수준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앙부처 6급 공무원은 “물론승진이 눈앞에 닥친 사람이야 아직도 인사부서가 가까운 곳에서 얼굴을 알리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중하위직은힘깨나 쓸 수 있는 몇몇 부처가 아니라면 굳이 본부에서 부대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7급 공무원도 “승진하는대로 산하기관으로 갈 생각”이라면서 “근무환경 좋고,일도 적어 자기계발이 가능한 곳에 가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움직임이 없을 뿐 고민은 상위직에게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한 국장급은 “나도 과장시절에는 퇴근시간 이후에 남는 사람에게는 사유서를 받았다”고 밝힌 뒤 “그러나 구조조정 이후엔 나부터 퇴근시간에 바로나갈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더욱이 자유분방한 신세대 공무원의 부인들은 날마다 늦는 남편의 귀가에 신경쇠약이 걸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털어놓았다.
서동철기자 dcsuh@
2000-0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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