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생명 상장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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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1-20 00:00
입력 1999-11-20 00:00
삼성·교보생명 상장(上場)안의 연내 확정이 불투명해졌다.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기존의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9일 “생보사 기업공개와 관련해 업계 의견을 들어봤지만 삼성과 교보생명의 입장에 전혀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만들고 있는 정부안에 생보업계의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다소 절충하려고 했으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배정충(裵正忠) 삼성생명 대표와 이만수(李萬秀)·김재우(金在禹) 교보생명 대표 등이 상장자문위원회에 그동안 참석했지만 기존 입장을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그룹에 영향력이 있는 이수빈(李洙彬) 삼성생명 회장과 신창재(愼昌宰) 교보생명 이사회의장 등을 만나 설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생보사가 주식회사이므로 상장에 따른 차익은 모두주주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정부는 생보사는 상호회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상장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계약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생보사들은 계약자에게 돌아갈 몫까지 부동산에 투자해왔다”면서 “삼성생명의 경우 스스로 주장하는대로 주당가치를 70만원으로 계산할 때 계약자에게 한푼도 주지않고 주주들에게만 전액 상장이익이 돌아갈 경우 14조원이나 되는데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와 생보사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공청회는 일정도 잡지 못했다.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공청회를 열어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 등과 접촉하면서 생보사 상장문제를 풀어나갈 가능성도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이 위원장은 대우문제와 금융시장 문제에 매달려 생보사 상장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이 위원장도 생보사 상장때 일정부분은 계약자의 몫으로 돌려야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생보사 상장이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있다.

곽태헌기자 tiger@
1999-11-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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