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을 감동시킨 어느 공무원의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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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9-30 00:00
입력 1999-09-30 00:00
사시 수험생들은 일반적으로 까다롭고 논쟁적인 성향으로 인해 공무원들이부딪치기를 꺼려하는 민원인들이다.
이런 수험생들로부터 ‘일 잘하고 친절한’ 공무원이라는 이색적인 칭찬을받은 화제의 공무원은 행자부 고시과 송무계장 심삼돈(沈相敦·43·사진)사무관.
심계장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부터 불합격처분 취소를 요구해온 이들 수험생들을 인내심을 갖고 달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오랜 기간 행정고시를 준비하다 90년 늦깎이로 합격한 탓에 이들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릴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계장은 우선,이달 초 수험생들이 전자우편으로 보낸 ‘직권취소 당위성에대한 이론적 고찰’이라는 10여쪽에 달하는 논문형식의 장황한 글의 핵심을한번에 파악,‘믿고 기다리면 될 것같다’는 신뢰감을 수험생들에게 심어줬다.
특히 ‘납세서비스 사무처리 규정’을 제정한 국세청의 담당과장과 통화하며 다른 부처의 고충처리 제도를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업무처리 자세는 수험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수험생들은 심사무관의 일처리를 보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해치는 말을 자제하는가 하면 우리의 지나친 요구에 대해서는 적절히 지적하는 것을 보고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그의 태도에 감동해 정당·청와대 항의방문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심계장은 “며칠 전 이들이 감사편지를 보내겠다고 하길래 공부 열심히 하시라며 사양했다”면서 “고시업무는 장기적으로는 수험생 중심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1999-09-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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