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4대그룹 속보이는 ‘대우지원’
기자
수정 1999-07-29 00:00
입력 1999-07-29 00:00
27일 현대 삼성 LG SK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대우 지원방안은 ‘요란했던 사전 홍보’와 달리 사실상 변변한 내용을 담고 있지 못했다.
이들의 지원방안은 각 그룹의 계열금융사들이 속해 있는 대우 채권단이 이미 발표한 대우 발행 기업어음(CP)의 매입과 연내 만기도래하는 어음의 만기연장이 전부였다.정부주도로 이뤄진 지원방안과 별도의 자체 지원안은 빠져있었다.
지난 25일 저녁의 4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회동도 그렇다.평소와는 달리이날 만큼은 언론사에 회동사실을 사전 통보하는 ‘친절함’까지 보였다.“대우의 문제는 국가신인도의 문제”라며 ‘비장한’어조로 대우지원 합의문을 발표할 때만 해도 4대그룹의 별도 지원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줬다.
적자생존식 정글의 논리가 지배하는 재계의 생리상 경쟁업체에 대한 대가없는 지원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경쟁기업에 대한 지원약속이 ‘말잔치’로만 끝난 선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아가 부도유예사태에 빠졌던 97년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과 정세영(鄭世永) 현대자동차 회장이 김선홍(金善弘)회장의 ‘SOS신호’를 받아들여 기아특수강을 공동 경영키로 했다가 무산됐었다.
물에 빠진 사람한데는 지푸라기 한올이라도 귀중한 법이다.4대 그룹의 지원발표 자체가 대우의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처럼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식이라면 다음 번에는 누가 지푸라기를 잡으려고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김환용기자 dragonk@
1999-07-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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