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가 솔솔…TV심야시간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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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05 00:00
입력 1999-06-05 00:00
보통 TV의 황금시간대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라고 한다.따라서 밤 11시이후의 심야는 ‘인기 사각지대’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시간대구분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밤 11시이후 ‘심야프로의 내용이 다양하고,충실해지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방송사들은 “‘심야TV프로 매니아’들이 늘고 있고 이들 가운데는 그동안 ‘바보상자’라며 TV를 외면하던 식자층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심야시간대에는 문화 프로를 주로 내보냈는데 전문가 진행 등으로형식과 내용이 다소 딱딱했다.그 결과 ‘좋은 프로’임에도 시청률은 낮았다.그러나 요즘 심야 프로들이 인물 탐구 등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해졌다.이들 심야프로는 문화를 뼈대로 삼고 성공,인생을 곁들인다.때로는 ‘21세기의비전’이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도 한다.

심야방송프로를 구체적으로 보면 KBS1의 경우 ‘KBS뉴스라인’이 끝나는 밤 11시 45분부터 1시간 동안 ‘20세기 한국 톱 10’‘대화 세기를 넘어서’‘현장르포 제3지대’등을 내보낸다.KBS2는 자정을전후해 ‘TV명인전’‘TV문화기행’‘발굴 이사람’‘문화탐험 오늘’등 ‘문화사랑띠’을 방송한다.MBC도 자정 이후 ‘박상원의 아름다운 TV-얼굴’‘수요예술무대’‘성공시대’등을 편성하고 있다.SBS 는 ‘추적,사건과 사람들’‘제3취재본부’‘김혜수 플러스 유’‘생방송 한밤의 TV연예’ 등에 이어 0시15분부터 새벽1시까지‘스포츠와이드’를 방송한다.

이 중 KBS2 ‘문화탐험 오늘’은 시간대를 옮겨 성공한 케이스.지난해 문화인구를 늘리려는 생각으로 오후 8시쯤 편성했으나 치열한 일일극 경쟁에 밀려 시청률이 저조했다.그러다 지난달 매주 목요일 자정으로 옮겼다.포크음악과 국악,인디음악 등 다양한 문화를 내보내고 있다.

KBS1 ‘20세기 한국 톱 10’도 오전 11시,오후 5시로 옮겨다니다 지난달부터 밤11시 45분으로 자리를 잡았다.이 프로 임혜선PD는 “고정팬 확보와 집중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우리프로는 밤이 낮보다 낫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된 심야프로 가운데 큰 반향을 일으킨 것들이 많다.‘문화 세기를 넘어서’의 김진홍목사인터뷰와 ‘휴먼다큐 노래로 여는 세상’의 김용택시인을 위한 작은 음악회 등은 방송가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따뜻하고 알찬 내용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어 시청률이 이례적으로 20%선에 육박했다.

김성기씨(39·회사원·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예전에는 밤에 TV를 보는 일이 거의 없었으나 요즘에는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심야TV를 즐겨본다”고 말했다.

KBS2 ‘문화탐험 오늘’의 김규태PD는 “문화에 집중하기에는 밤시간이 좋다.완성도 높은 프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1999-06-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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