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는 역시 EBS’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다큐멘터리 한 편이 방송된다.30일 밤 7시 50분,31일 밤 8시에 방송될 2부작 ‘자연다큐멘터리-논’은 보기드문 생태다큐멘터리이다. 논은 쌀이 생산되는 땅.그러나 이는 사람의 생각일뿐 논바닥에 사는 생물들에겐 ‘생명의 터’이다.벌레나 해충 등 생물 하나하나를 모두 소중한 생명이라는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1부 ‘사람의 땅,생명의 터’는 언땅이 녹는 3월에 겨울잠을 깬 두꺼비가봄비를 맞으며 짝짓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올챙이를 잡아먹는 잠자리와 미꾸라지,옆새우,메뚜기,물자라 등의 부화 과정도 보여준다.조개새우는 경북 상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됐으며 새우가 조개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2부 ‘인간,그들과의 공존’은 가을철 황금빛으로 물든 논과 은색갈대가 머리를 푸는 들녘에서 메뚜기떼가 서둘러 짝을 짓고 두루미 황새 꿩 쇠기러기가청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드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경기 충청 전라도 일원에서 찍은 이 다큐멘터리의 작가는 이의호씨.무려 150일간이나 한댓잠을 잤다는 이PD는 ‘한국의 파충류’‘야생의 성역 비무장지대’등을 제작한 EBS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이다.97년 촬영인협회 대상과 방송대상 촬영상을 수상했다.이 다큐멘터리에선 촬영과 연출 등 1인2역을 맡아 국내 방송사 최초의 ‘카메듀서’로 데뷔했다. 편당 제작비가 1,500만원선으로 다른 다큐멘터리의 4,000만원에 비해 초긴축제작을 했음에도 화면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쌀나무’에서 쌀이 열리는 줄 아는 도시어린이들에게 벼농사의 어려움과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許南周 yukyung@.
1999-01-3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