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金永旭씨(51)의 어머니 李賢卿여사가 24일 새벽 서울 운니동 자택에서 별세했다.향년 90세. 고인은 우리 음악계에 영재교육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일깨운 인물로 金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명교수 이반 갈라미언의 조련을 거쳐,명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진정한 천재’라고 극찬하는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고인은 특히 李承晩 전대통령의 주치의였던 남편 金承鉉씨(93년 별세)가 50년전 구입한 운현궁 별채 영로당(永老堂)의 안주인으로 외국의 저명음악가들이 내한하면 자택으로 초대해 손수 만든 궁중음식을 대접해 온것으로 유명하다.金씨는 국내 연주회가 있을때면 꼭 이 고옥에 머물며 어머니 곁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다. 고인은 “진정한 교육은 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발현시키는 것”이라는 지론에 따라 엄격하면서도 개인의 자유의지를 중요시하는 가정교육을 실천,슬하의 4남2녀를 인재로 키웠다. 막내 永旭씨 외에 장남 永軾씨(66)는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차남 永琦씨(63)는미국 미네소타대 교수,3남 永珷씨(57)는 국내 대표적 법률회사인 김&장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1주일전 모든 연주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 임종을 한 金씨는 “영로당이란집의 현판처럼 어머니가 영원히 늙기만 할 줄 알았는데 큰 스승을 잃어버렸다”며 오열했다.발인은 28일 오전 7시.(02)765-0021.
1999-01-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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