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청 공무원들이 지원자금의 사용실태를 점검한다는 이유로 업체를 방문해 향응이나 금품을 요구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金모사장(26)이 지난 96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서울 강남에 창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A사.지난해 11월 이 회사 사무실에 서울지방중소기업청 직원 2명이 찾아왔다.이 회사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지원받은 기술혁신개발 사업자금 3,000만원의 사용용도와 사업과제 진행상황을 점검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미리 공문을 받지 못해 자료준비를 못한 金사장이 점검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서류가 무엇이냐고 묻자 “알아서 대신 써달라”고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저녁이나 먹자”고 졸라댔다.이들은 식사장소도 값비싼 일식집으로 마음대로 정하고 다른 업체에 실사나갔던 동료직원도 불러들였다. 식사를 마친 뒤 “밥을 먹었으니 이제 술자리를 가자”며 “회사규모가 작으니까 단란주점 정도로 가자”고 선심쓰듯이 말했다.현금 20여만원만 갖고있던 金사장은 급히 회사직원을 불러 신용카드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이날 150여만원의 접대비를 쓴 金사장은 “다른 업체들에 물어보니 아예 봉투를 미리 건네줘야 무리한 향응요구에 시달리지 않는다”면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이 직원 10명에 불과한 회사에 이같은 접대를 강요하는 것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술혁신 개발사업 선정업체는 127곳으로 중간점검 일정을 잡다보면 업체에 미리 통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점검과정에서 향응을 받은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丁升敏 theoria@
1999-01-20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