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올초에도 침묵을 지켰다.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대신 1일 당보,군보,청년보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게재하는 데 그쳤다. 지난 94년 金日成 사망 이후 관례처럼 굳어진 형식이다.이는 갈데까지 간경제난 등 북한의 상황이 그만큼 엄혹함을 뜻한다.최고지도자가 전면에 나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올해 공동사설 제목은 ‘강성대국 건설의 위대한 전환의 해로 빛내이자’였다.‘강성대국’건설은 사상무장과 군사력 강화를 상징한다.지난해 8월31일로켓발사 이후 등장한 구호다.여기엔 경제의 강국을 지향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다만 시장의 확대를 통해서가 아니라 군중동원 방식이라는 데 그 한계가 있다. 공동사설은 ‘먹는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그 방안으로 감자의 혁명적 증산을 강조하기도 했다.이와 관련,북한당국이 일부 국제기구에오는 2001년까지 식량자급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전했다는 첩보도 있다.이는농업 생산구조 및 농업시설 개선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동시에남한이나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동사설은 체제개방이나 남북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오히려 기존의 국가보안법,안기부 철폐 주장에다 통일부 해체까지 추가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북측이 올해 마냥 문을 닫아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 당국자들의 중론이다.주민단속을 강화하면서도 점진적 개방 확대로 실리를 추구할 것이란 얘기다. 금창리 핵의혹 지하시설로 위기를 증폭시키면서도 경수로사업에는 적극적인 북측의 이중적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북한이 최근 경수로사업국장에 개방파인 김성수를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具本永 kby7@
1999-01-04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