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쇠고기 통상마찰 조짐
수정 1998-12-24 00:00
입력 1998-12-24 00:00
미국이 한국의 쇠고기 판매구조를 문제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미간 쇠고기 통상마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23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한우와 수입육 판매점을 구분하고 있는 우리 쇠고기 판매체제를 문제삼아 WTO에 제소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의 쇠고기 수입량이 올해 쿼터분에 크게 못미치자 지난달 쇠고기 수입쿼터 분기별 실무협상에서 판매점 구분을 철폐하고 올해 쿼터를 채우지 못한 수입량을 내년도 쿼터에 포함시킬 것을 우리측에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한국은 “수입쿼터는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의무량이 아니고,판매점 구분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미국측 요구를 거절했다.
한·미는 내년 1월 분기별 협상을 재개,쇠고기 수입문제를 계속 협의할 예정이나 이같은 입장차이로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림부 劉柄鱗 통상협력과장은 “미국이 최근 WTO 제소 의사를 주미 한국대사관에 비공식 통보했다”면서 “분기별 협상을 앞두고 압력수단으로 WTO 제소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제소할 경우 WTO는 2개월간의 양국간 협의를 거쳐 3인 패널을 구성, 협정위반 여부를 심판하게 된다.
우루과이라운드 출범 이후 한국의 쇠고기 수입쿼터는 지난 90년 5만8,000t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올해 18만7,000t으로 책정됐으나 IMF 여파로 수입쇠고기 소비가 줄면서 실제 수입량은 연말까지 10만t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陳璟鎬 kyoungho@daehanmaeil.com>
1998-1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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