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 단어 공식문서에 명기/진일보된 과거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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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09 00:00
입력 1998-10-09 00:00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담긴 과거사 사과 표현은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일본 총리의 담화에서 ‘아시아 제국’을 ‘한국민’으로 바꾼 것이다.공동선언에 쓰인 ‘오와비’란 일본어도 무라야마와 하시모토 총리의 과거사 사과 때는 ‘사과’와 ‘사죄’로 병행 해석돼 발표됐지만 이번에는 사죄로만 명기한 것도 진일보한 점이다.
그러나 일본어 사용 강요와 창씨개명,군대위안부 문제를 적시했던 지난 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총리의 발언과 비교할 때는 다소 구체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특히 과거사 사과가 말이 아닌 공식문서에 담겼다는 점만은 큰 진전이란 평가다.그동안 여러차례 일황과 일본 총리의 과거사 사과가 있었지만 보수우익 각료와 정치인들의 망언으로 그 의미가 희석돼왔다.이제 공식문서화된 만큼 최소한 일본 정부차원의 망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양국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선언적 행위보다도 일본의 성실한 자세가 관건이다.과거사 사과는 역사교과서의 개정으로 완수된 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번 공동선언에도 젊은 세대에 대한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언급됐지만 양국의 입장은 아직 다르다.우리는 역사교과서 개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 교과서 개정에 큰 관심이 없다.얼마전 ‘한·일 역사연구촉진공동위원회’설치 때도 일본측이 강력히 주장해 ‘촉진’이란 용어를 넣어야만 했다.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라 예비작업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의도였다.
“한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일본의 비아냥도 있지만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만 진정으로 과거사 문제가 종료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秋承鎬 기자 chu@seoul.co.kr>
□일본 과거사 사과 발언
▲히로히토 일황
금세기 한 시기에 양국간에 불행한 역사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84.9.6 전두환 대통령 방일 만찬사
▲아키히토 일황
우리나라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에 귀국의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고 본인은 痛惜의 念을 금할수 없다.
90.5.24 노태우 대통령 방일 만찬사
▲미야자와 총리
과거 한시기 귀국국민들께서 일본의 행위로 말미암아 견디기 힘든 고통과 슬픔을 체험하셨던 사실을 상기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잊지않도록 해야할 것이며 저는 총리로서 다시한번 귀국국민께 반성과 사과의 뜻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92.1.16 방한 만찬답사
▲호소카와 총리
과거 우리의 식민지 지배시절엔 한반도의 여러분들은, 예를 들어 모국어의 기회를 빼앗기고 타국어의 사용을 강요당하고 창씨개명이라는 이상한 일이 강제되고, 군대위안부,노동자의 강제연행 등 각종 문제가 있었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강요당한데 대해 가해자로서 우리가 한 일을 깊이 반성하며 이번기회에 다시한번 陳謝드리는 바이다.
93.11.16 경주 정상회담
▲무라야마 총리
일본은 멀지않은 과거의 한시기에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에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으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에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 역사의 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한번 통렬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
95.8.10 전후 50주년 특별담화
▲오부치 총리
일본이 과거 한 시기에 한국민에 대해 식민지 지배에 의해 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인식,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 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
98.10.8 김대중 대통령 방일 공동선언
1998-10-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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