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S.E.M/특수공구 개발(한국경제 여기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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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15 00:00
입력 1998-09-15 00:00
외환위기의 펀치를 맞고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달러 사냥’도 시급하지만 외화가 수입대금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붙드는 일도 중요하다.
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기업이 있다.(주)태영S.E.M(대표이사 申利撤·44)은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에서 사다 쓰던 자동차수리용 특수공구를 개발,거꾸로 이들 나라에 수출함으로써 IMF를 극복하고 있다.
태영S.E.M이 만드는 특수공구(SST·Special Service Tools)는 자동차 엔진이나 동력전달장치 등의 수리와 정비에 사용되는 장비.소형 손가방 크기 한세트에 15만∼20만원 나가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태영S.E.M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수와 수출용 차량의 정비 수요를 충당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봤다.세계 유수의 공구업체인 미국의 SPX사와 SNAPON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수출로 기초를 닦았다.엔진 전문 제조업체인 호주의 BTR사에도 수리용 공구를 납품하고 있다. 97년 28만달러였던 수출은 올 상반기에 이미 46만달러를 돌파했다.올 목표는 지난해 4배에 이르는 100만달러.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의 200평 공장에 직원 23명이 일하는 이 회사가 2년이란 짧은 기간에 거둔 괄목할만한 성과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자사제품의 세계시장 조사에 철저했다.SST시장은 자동차 판매와 수리를 맡는 해외 딜러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100대를 팔든,1대를 팔든 수리공구는 필요하다.따라서 딜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판로 개척에 관건이다.申사장은 “기회를 달라며 끊임없이 견본품을 보내고 연하장 발송,현지 방문을 통해 신뢰관계를 쌓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인력 관리에도 충실했다.이 회사는 쌍용 기아 현대 등 대기업 출신의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직원 개개인을 자기분야의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학비 지원과 연수 등자기 계발의 기회를 줬다.매년 11월 열리는 미국의 자동차 공구·부품전시회(SEMA)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자동차부품 박람회에 보내 새로운 기술을 습득케하고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 점도 성공의 열쇠.이 회사는 수리공구의 생산과 사용에 관련된 모든 사용설명서와 카탈로그를 직접 제작하는 출판사업부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이용자의 의문에 즉각 답변이 가능하다.
IMF이후 사원들의 해외 출장도 오히려 늘었다.올들어 거의 매달 해외출장을 나가는 영업부 康成哲 부장은 “지난 7월에는 까다로운 거래 조건을 내세우며 애를 먹이던 독일의 딜러를 직접 찾아가 우리 상품을 소개했다”면서 “그들이 3주일뒤에 주문내는 것을 보고 어려운 때일수록 발로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태영S.E.M은 보다 정밀하고 상품가치가 높은 전기 배선류 공구를 만들기 위해 공구기술연구소의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려면 기술만한 밑거름이 없다는 생각에서다.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도로 국제표준인증을 따내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申사장은 “제조업에서 기술수준이 높으면서도 저렴한 상품을 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70년대의 ‘하면 된다’는 패기로 무장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비췄다.<丁升敏 기자 theoria@seoul.co.kr>
1998-09-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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