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지만 낯선 소설속 우리말/토박이말·속담풀이 ‘소설어사전’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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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8-20 00:00
입력 1998-08-20 00:00
◎이인직서 전경린작품까지 샅샅이/월북작가·북한소설서도 뽑아 정리

“그것도 초짜뜨막 일이고 백정이라고 저승사자가 피해가는 법 있나? 굿하던 무당도 굿마당에서 나자빠지는 판에”(박경리 ‘토지’)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만한 것이 피밤 여남은 개와 흰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홍명희 ‘林巨正’)

소설 속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살려 써야할 고유어들이 수없이 많다.그러나 ‘의식없는’ 언어생활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그런 낱말들은 생경하기 조차 하다.‘초짜뜨막’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또 ‘마닐마닐하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초짜뜨막은 잠깐동안,마닐마닐하다는 연하고 보드랍다는 뜻의 우리 말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토박이말,속담 등을 용례와 함께 풀어 설명한 ‘소설어사전’(김윤식·최동호 엮음)이 고려대출판부에서 나왔다.10년간의 자료수집과 3년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쳐 출간된 이 사전에는 모두 1만5,000여개의 어휘가 실렸다.이인직의 ‘혈의 누’(1906년)에서부터 지난 95년 등단한 전경린의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1,300여편의 작품이 분석대상이 됐다.

특히 분단이전 월북작가의 작품은 물론 분단이후의 북한소설에 나오는 말들도 엄선해 실어 관심을 모은다.



언어는 보통그 발달단계에 따라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생존어와 생활의 공식수단으로 활용되는 생활어,그리고 문화적으로 갈고 닦여진 예술어로 구분된다.일제하의 한글이 생존어의 단계라면,해방후 오늘까지의 한글은 생활어 단계라고 할 수 있다.이 사전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민족어의 완성,곧 예술어로의 승화를 목표로 한다.

내둥내(이때껏) 구누름(못마땅해 혼자서 하는 군소리)가리단죽(다른 사람의 것을 가로채는 행위) 등 다양한 개인 소설어들을 발굴해 싣고 있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7만원<金鍾冕 기자>
1998-08-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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