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상속/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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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29 00:00
입력 1998-07-29 00:00
세태를 정확하게 반영한 이 씁쓸한 노래의 정신이 법에 반영됐다. 27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민법 개정안은 노부모를 직접 모시거나 부양비를 부담한 자녀에게 재산상속 지분을 50% 가산해주는 효도상속 제도를 도입했다.
효도상속제의 도입 취지와 동기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류학자 마가릿 미드(1901∼1978)가 지난 60년대 한국을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고 칭송했던 사실을 떠올리기도 부끄러울 만큼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전통적인 효의 윤리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유교권 국가들도 마찬가지여서 노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자식을 처벌하는 효도법이 싱가포르(95년)와 중국(96년)에서 이미 제정된 바도 있다.
그러나 법과 돈으로 강요받은 효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 새로 도입되는 효도상속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법의 실효성은 의심스럽다.
싱가포르에서는 ‘부모부양법’이라는 효도법이 제정된 후 못된 자식을 법정에 세우려는 모진 부모들의 고소가 석달만에 100여건에 이를 만큼 쇄도했다. 날로 희박해져 가는 효 정신을 보존하고자 이 법을 제안했던 국회의원까지 당황할 정도였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앞으로 50%의 상속을 더 받기 위해 부양 상속인 자격을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상속 다툼은 사실 돈 있는 집안의 문제일 뿐이다. 부모가 재산이 많을 경우 앞의 ‘노인송’이 꼬집고 있듯이 자식의 효도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자녀들이 재산상속을 기대할 수 없는 부모들이다. 그들에게 효도상속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는 그런 부모들이 훨씬 더 많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 키우는데 모든것을 쏟아부어 자신의 노년은 전혀 준비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런 부모를 모시는 자녀에 대한 세금면제등 제도적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노인들이 자식도움 없이도 살아 갈수 있는 사회복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1998-07-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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