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위 붉은 머리띠 자제를(사설)
수정 1998-07-20 00:00
입력 1998-07-20 00:00
우리는 이번 건의문과 관련,결론부터 말한다면 국내 노동계는 이러한 외국 기업인들의 지적과 요청사항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귀담아 들어 노동계는 물론 국가 전체이익에 반(反)하는 문제들은 비록 작은 것이라도 주저없이 고쳐나가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얼핏 사소한 것으로 들어 넘길수 있는 사안을 공식채널로 건의,정책수행을 뒷받침하려는 주(駐)호주 한국대사관의 노력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연한 임무임에도 흔히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호주 기업인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붉은 색은 보통 격렬함을 나타내고 자극과 흥분,정열등 적극성과 공격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핏빛을 연상시키는 색감(色感)때문에 계급투쟁을 내세운 초기 공산주의자들이 특히 선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산당 깃발이 붉은 연유이기도 하다. 물론 프랑스 삼색기의 적색은 박애를 가리킨다. 이밖에도 붉은 색은 경고·금지등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에 주로 쓰이고 민간신앙에선 악귀를 몰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적·녹·황의 삼원색 가운데 적색은 가장 자극성이 강하다는게 부인할 수 없는 공통의 느낌이다.
외국인 말고도 그동안 붉은 머리띠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국민들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하필이면 붉은 띠냐는 것이다. 특히 6·25동란의 희생자 가족들이 붉은 색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감과 적개심의 잠재성(潛在性)은 결코 가볍게 볼수 없다. 동족상잔등의 비극에 의한 ‘레드 콤플렉스’를 무시할수 없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극복하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외자유치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노동계는 이번 건의문이 아니더라도 세계가 국내 노동시위를 예의 주시하는 사실을 되새기도록 당부한다. 외견상 과격함이나 물리적 힘의 과시 대신에 유연성과 상호협력의 이미지가 더욱 필요함을 강조한다.
1998-07-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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