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불황 여파 범죄·부패로 얼룩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8-07-10 00:00
입력 1998-07-10 00:00
아시아 경제위기가 장기화면서 그동안 치안 모범국이던 일본과 홍콩에서 재산형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금품을 노린 강도사건이 전국적으로 빈발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은 올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가 늘었다고 9일 발표했다. 홍콩에서는 부정·부패 범죄가 극성이다.반부패위원회가 적발한 사례는 1,7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가 급증했다. 일본 경찰청이나 홍콩의 부패방지위는 실업자 증가 등 1년이상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사회문제화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일본/금융기관대상 강도사건 작년의 2배 발생/총기무장 등 수법도 흉포화 ‘철통 치안’ 흔들

【도쿄=姜錫珍 특파원】 일본이 자랑해온 세계 제1의 ‘철통 치안’이 무색해지고 있다. 일본경제가 장기 불황에 허덕이면서 뭉치돈을 털려는 강도사건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탓이다.

9일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전국의 강도사건은 모두 1,348건에 이르렀다. 연간 발생수에서 사상 최다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나 늘어난것이다.

사건의 양상도 종전보다 훨씬 흉포해지는 경향이다. 은행의 현금 수송차나 수금중인 신용금고 직원을 대낮에 습격하는 등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도사건은 금년 1∼6월중 벌써 전년도의 배가 넘는 101건이 발생했다. 8일에도 도쿄 우에노(上野) 번화가의 도쿄도민은행 지점 앞에서 한 신용조합 직원이 헬멧을 쓴 2인조에게 현금 1억1,000만엔을 강탈당했다.

강도사건이 빈발하는 주무대는 단연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 2월 오사카에서 산탄총으로 현금 수송차를 덮쳐 경비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히고,1억4,000만엔(14억원)을 빼앗은 무장 괴한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일본 경찰은 “강력 범죄의 급증이 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한탕주의식 범죄심리도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였다.

◎홍콩/15년만에 실업률 최고… 민간·관가 비리 급증/작년보다 24% 늘어 ‘동방의 진주’ 명성 퇴색

홍콩사회가 경제침체에 따른 부패로 급속히 오염되고 있다. 때문에아시아에서 가장 깨끗한 기업환경으로 ‘동방의 진주’로 불리던 홍콩의 이미지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홍콩의 독립 부패방지기관인 반부패위원회는 8일 올 상반기중 부패 사례가 급증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6월 적발된 부패 사례가 1,780건으로 97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4% 늘어났다.

건설관리,무역,운송서비스,요식업,연예오락,금융,보험 등 민간 경제분야가 부패의 최대 온상이었다. 부정·부패 사례가 지난해 보다 174건 많은 909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급뇌물’을 포함한 경찰부정은 같은 기간중 243건에서 295건으로 증가했고,관공서 부패도 101건이었다.

마치 홍콩 당국의 부패 감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결과다. 지난해 7월1일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 귀속 이후 홍콩특별행정구측은 중국 본토식 뇌물­부패 사슬에 물들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번 조사에서 15년래 최고인 4.2%의 실업률이 상징하는 경제난이 부패 급증의 주요인으로 드러났다. 기업 연쇄 도산과 실업자군 증가와 비례해 사기,뇌물수수,독직 등 각종 비리 사례도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具本永 기자 kby7@seoul.co.kr>
1998-07-1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