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정조사 무얼 밝히나/軍·안기부·경찰 전문요원 합동신문조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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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6-26 00:00
입력 1998-06-26 00:00
◎내부서류·장비 통해 침투목적·경위 등 파악/해치 잠김상태 점검 승조원 탈출여부 조사

25일 하오 북한 잠수함에 대한 조사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합동신문조가 어떤 사실을 밝혀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6년 강릉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 때 본격 가동돼 널리 알려진 합동신문조는 북한의 대남도발 사건이 발생하거나 귀순자가 생길 때 효율적인 조사를 위해 군,안기부,경찰 등 3개 관계기관의 전문 요원으로 구성된다.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잠수정의 무장 상태,항해 일지,침투 경로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군 잠수함 전문 기술요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96년 당시 생포된 무장공비 李광수씨도 가세,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안기부 파견 요원들은 자체 정보를 근거로 잠수정의 소속과 임무 등을 별도로 조사하고 경찰 대공요원들은 영해침범 경위 등을 캔다.

요원들은 1차 조사를 마친 뒤 한팀을 이뤄 2차 조사에 착수하게 되며 이때부터 1차 조사때 각자 파악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안들이 크로스 체크되며 완벽한 조사결과를 내놓게 된다.

25일 밤 합신조는 승조원들의 사체를 확인했다. 승조원들이 이미 죽고 주요 서류와 장비가 파손됐더라도 내부 수색을 통해 잠수정의 침투 경위 및 목적 등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다는 게 군 정보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합신조는 먼저 승조원의 사체를 통해 이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숨졌는지,육지로 이미 상륙한 침투조가 있는 지 등을 추적해 낸다.

비상식량 및 비상 탈출구의 존재 여부,해치의 잠김 상태 등은 승무원의 탈출 여부를 알아내는 열쇠가 된다.

잠수정 연료 탱크의 용량과 남은 연료량,디젤엔진의 연료소모량,축전지의 용량 등은 잠수정의 운항거리를 산출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이를 통해 잠수정의 영해 침범 목적이 북측 주장대로 표류인지,침투작전인지 아니면 정찰이었는지 등도 밝혀진다.

합신조는 또 식량 및 산소재생약 등의 잔고량을 확인하고 기기의 작동 실태 등을 역추적,얼마동안 작전을 펼쳤으며 고장이 났는지 여부 등을 분석해 낸다. 통신기기를 해체,분석하면 북측과의 교신 내용도 추적할 수 있다.

아울러 각종 운항기기 및 운항일지 등을 통해 잠수정의 운항 궤적을 찾을 수 있으며 간첩 침투 및 해안 정찰로는 물론 북한이 남한의 해로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등도 알 수 있게 된다.<金仁哲 기자 ickim@seoul.co.kr>
1998-06-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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