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財閥 은행빚(사설)
수정 1998-03-30 00:00
입력 1998-03-30 00:00
재벌그룹의 은행여신증가는 환율상승에 따른 이유도 있지만 지난 연말 집중적으로 이뤄진 협조융자 등 신규차입이 주원인이다.국제통화기금(IMF)협약이후 정부는 특히 재벌그룹들의 차입경영개선을 위한 각종 조치마련에 기업구조조정정책의 가장 큰 비중을 두어왔다.그중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주거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약정체결이다.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최근 재무구조개선약정이 너무 느슨하다고 판단,대기업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 시한을 당초 2002년에서 99년말로 3년을 앞당기라고 은행에 지시했다.
재벌그룹들은 지금 금감위의 지침에 적지않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금감위의 지침은 사실상 그룹을 해체하라는 것이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의 여지를 없앤 것일뿐 아니라 금감위가 의도하는 수준의 부채비율축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우리는 기업이 주거래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 얼마나 느슨하고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낮추는 시점을 3년 앞당긴 것이 현실적으로 과연 불가능한 것인지 판단할 자료를 갖고있지 않다.그러나 재벌그룹들이 취해온 지난 몇개월간의 구조조정실적을 보면 개혁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가 없다.
부도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이후 엄청난 금융경색기에도 재벌그룹들은 협조융자를 통해 여신확대를 꾀해 온 것이 이번 은감원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재벌들은 정책의 가혹성을 불평하기보다는 스스로 엄격한 정책이 나오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 부채비율 200%이하로 축소하는 시점의 단축으로 이어진 것도 재벌들 스스로가 불러들인 것으로 본다.재벌 스스로 과감한 개혁의지를 표출했다면 금감원의 강력한 조치는 불필요했는 지도 모를 일이다.오늘의 상황에 대한 반성도 부족하고 구조조정노력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불만만을 나타내고 있다면 그것처럼 한심한 일도 없을 것이다.
1998-03-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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