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37% “퇴직금 6개월이면 바닥”/노동연,1천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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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3-14 00:00
입력 1998-03-14 00:00
◎10명중 4명 그나마 ‘빈손 실직’/퇴직금 평균 1,189만원… 50%가 5백만원선/제조·건설업 종사 64%… 화이트칼라가 61%/35%가 경영문제 아닌 구조조정으로 희생

실직자 5명 가운데 2명은 한푼의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또 퇴직금을 받은 실직자 가운데 절반은 퇴직금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나 6개월 이상 버티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방 노동관서와 인력은행에 구직신청한 실직자 1천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18.8%는 기업의 도산 또는 폐업으로 퇴직금을 받지 못했으며,20.7%는 근속연수 1년 미만 등의 사유로 퇴직금 수급자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직자들의 퇴직금은 13만원에서 2억원까지 큰 편차를 나타냈으나 퇴직금 수령자의 50.2%가 퇴직금 총액이 5백만원을 밑도는 등 평균 퇴직금은 1천1백89만원에 불과했다.평균 퇴직금을 전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 1백50만원으로 환산하면 8개월분의 임금에 해당한다.

퇴직금 수령자의 53%는 퇴직금을 ‘본인과 가족을 위한 기본 생활비’로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나 6개월이면 퇴직금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퇴직자의 37.1%가 6개월 이내에 빈털터리가 되는 셈이다.

또 실직자의 61%가 실직을 처음 경험한 데다,29%는 실직 전 받은 급여가 월 1백만원 미만이어서 실업대란이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실직자들은 이에 따라 가장 시급한 실업대책으로 기본생계자금 대부(36%)를 꼽았으며,다음으로는 △주택자금 융자(14.9%) △자영업을 위한 창업자금(12.1%) △자녀 학자금(11.5%) △의료비(11.3%) 등의 순이었다.



실직사유별로는 기업의 도산 및 폐업,정리해고,명예퇴직 및 조기퇴직 등 비자발적 실업이 64.7%로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자발적 실업(35.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특히 실직자의 35%는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아닌 장·단기 구조조정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고 응답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 종사했던 실직자가 63.8%를 차지한 가운데 화이트칼라는 61%나 됐다.

한편 실직자의 60%는 앞으로 6개월 이상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하고 있었으며,39%는 전 직장에 비해 임금이 20%쯤 적더라도 일거리만 주어지면 응하겠다고 밝혔다.<우득정 기자>
1998-03-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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