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합창단/이세기 사빈논설위원(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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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2-05 00:00
입력 1998-02-05 00:00
샹송 ‘고엽’으로 유명한 자크 프레베르는 ‘절망의 벤치에 앉아있다’는 시에서 ‘아버지들이여/왼쪽 모습을 비춰보셔요/오른쪽 모습을 비춰보셔요/아버지들이여/거울에 비친 당신모습을/충분히 실컷 바라보셔요/그리고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셔요’라고 노래부른다. 현대의 ‘아버지’란 가장의 권위를 상실한채 벤치에 기대앉아 자신의 젊은 모습을 그곳에서 발견하고 싶어할 뿐이다.
우리사회의 ‘부권 상실’에 대한 논란은 94년 ‘아버지모임’이후조심스럽게 일어오더니 지난해 명퇴바람으로 주춤,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었다.그러다가 지난해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잃어버린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자’는 주장이 다시금 머리를 들게 되었다. 이때 생겨난게 아버지 합창단이다.그동안 어머니를 내세운 합창단은 있어왔으나 ‘아버지 합창단’은 처음으로 그동안 10여차례의 공연을 했고 직장을 잃은 동료단원을 위한 ‘IMF 사랑방’을 개설하면서 오는 7일 강남구 대치동(구 강남사회복지대학내 사랑방)에서 ‘실직 위로를 위한 아버지 합창단’공연을 갖는다는 것이다.레퍼토리는 주로 아버지들의 용기와 재기를 촉구하는 내용이다.우리의 불행은 시대탓, 그래서 아버지답게 머리를 들고 빛나는 태양을 바라보자고 힘차게 노래부르게 된다는 것이다.
1998-02-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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