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월급 반납할 용의없나” 허찌르고/예상밖 질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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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19 00:00
입력 1998-01-19 00:00
◎“경제책임 규명은 정치보복 아니다” 즉답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국민과의 TV대화에서 특유의 재치로 답변을 재미있게 이끌었다.

초반부 한 증권사 직원의 외환위기 질문에 “증권사에 있는 분답게 핵심을 찔렀습니다”라고 웃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는 해박한 지식으로 극복방안을 제시했다.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인 경제청문회의 개최여부에 대해서는 “청문회 합니다”라고 딱 잘라말했다.또 “온통 빚더미에 쌓여(전 국민을) 비참하게 만든 책임자들을 추궁하는 일은 결코 정치보복이 아니다”고 말해 현 정부의 최고위층 인사도 청문회 소환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김당선자는 “5년전 4백억달러의 부채가 어쩌다가 1천5백억달러까지 늘었느냐”고 반문하고 “국민들이 감시자가 되고 나라의 주인으로서 철저한 규명에 동참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참석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당선자는 “우리의 식량자급도는 북한보다 더 낮다”면서 “빚내서 쌀을 사오는 실정인데 앞으로 굉장히 비참한 생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 국민의고통분담을 호소했다.말미에 대통령 월급을 반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부천의 한 주부가 ‘외국손님 접대하느라 힘든 이희호 여사에게 사랑의 표현을 해달라’고 기습 질문을 하자 “외국사람들은 가정 초대를 최고로 친다”면서 “여러분들이 집사람을 그렇게 생각해줘 감사하고,여보 많은 분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여성 배려를 묻는 질문에 “여성이 정리해고의 우선 순위가 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조각을 보면 여성 각료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선때 큰 이슈였던 건강문제에 대해선 “건강은 좋은 편인데 선거때 얼마나 모략을 당했던지…”라고 운을 뗀뒤 ”쉬지 않고 7개월동안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건강이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시죠”라며 좌중의 박수를 유도했다.탤런트 유동근씨의 친인척관리 질문에는 “경계해야 할 일이나(그들이) 잘할테니 큰 걱정 안해도 될 것”이라고 받아넘겼다.<한종태 기자>
1998-01-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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