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해야하지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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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17 00:00
입력 1998-01-17 00:00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장·차관 등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제 도입을 검토토록 지시했다고 한다.

정부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 절차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는 제도이고 당선자의 선거공약이기도 해서 청문회제 도입은 당연하다고 본다.그러나 원칙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너무 서둘다 보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충분한 준비를 거쳐 시행함이 마땅하다.

김당선자도 인사청문회를 지금 당장 실시하라는 것은 아니다.다만 실시시기와 대상,절차문제를 검토하고 아울러 법적문제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이번 조각때부터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따라서 인수위도 여러가지 사정을 충분히 살펴가며 결정해야 할 것이다.

당선자 주변에서는 서둘면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 제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정부 출범때부터 실시하자는 주장도 없지않은 모양이다.과거와는 무엇인가 다른 새정부의 이미지를 출범때부터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아무리 다른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제도이긴 하지만 한국엔 한국의 문화가 있는 법이다.또 모처럼 시도하는 제도가 처음에 잘못되면 제도 자체의 본질을 훼손할 염려도 없지않으므로 조급하게 서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청문회의 대상부터 아직 합의가 없는 상태다.주관기관을 어디로 할 것인가의 문제,청문회 방식에도 폭넓은 토론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아직은 합리성이 결여돼있는 우리사회 풍토에서 자칫하면 청문회가 인신공격의 장이 될 수도 있고 정파의 이해 때문에 악용될 소지도 없지않다.

특히 이번 조각때는 시간도 없고 IMF사태 속에서 자칫 국정에 공백이 오는 사태도 가상할 수 있다.따라서 이번에는 예상 명단을 사전에 발표하거나 넌지시 흘려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도록 하면 김영삼정부 출범 초기에서와 같은 인사혼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1998-01-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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