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서 정신으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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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03 00:00
입력 1998-01-03 00:00
새해를 맞아 북한측이 신문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한 ‘신년사’내용은 우리를 실망케 한다. 북에 김정일 총서기체제가 출범했고 한국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해라는 점에서 북측 대남노선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그 어떤 희망적 조짐도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측은 오히려 “남조선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면서 반북대결정책의 포기,콘크리트장벽 제거,보안법 철폐,안기부 해체 등 해묵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직된 적화통일 노선의 재확인일 뿐이다.

우리는 남북한이 94년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 절차에 합의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그에 앞서 91년 말 남북간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즉 ‘남북 기본합의서’에도 서명했다. 그러나 그후 김일성주석의 갑작스런 사망과 조문마찰로 북측은 지금까지 남북대화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국제적으로는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미·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진행중이며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하여 우리측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건설경비를 대부분 우리측이 부담하는 경수로지원사업이 예정대로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새 정부가 출범케 됨으로써 북측이 트집을 잡았던 조문문제란장애물도 해소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들이 우리측 경제사정을 의식,남북간 직접대화를 외면하며 계속 미·일접근책만 고집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의 경제력은 그들이 용훼해도 좋을만큼 허약한 지경이 아니다. 국방력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은 김대중 차기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의하고 기본합의서 이행을 강조한 뜻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남북 기본합의서는 화해와 교류,불가침과 군축에 이르는 모든 구체적 조치를 담은 훌륭한 합의서이다. 북측은 오판을 버리고 한반도의 새로운 여건변화에 맞춰 합의서 이행,남북간 대화와 교류에 적극 나서야 한다.
1998-0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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