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실장 모임 초청 김 정책위의장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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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24 00:00
입력 1997-12-24 00:00
◎국민회의 ‘재벌 길들이기’/대선전 감담회 요청 거절때와 대조/“대기업 여건 자유롭게” 달래기 병행

재벌을 바라보는 국민회의의 시선이 예상대로 심상치 않다.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최근 30대 재벌기업 기획조정실장 모임으로부터 초청강연을 요청받았다.그러나 참석을 거절했다.김의장은 대신 24일 여의도중소기업전시장을 찾는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임원들과 만나 중소기업의 고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김의장이 대기업들에게 등을 보인 것은 일단 대선전의 ‘구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대선을 앞두고 김의장은 국민회의를 경원시 하는 재벌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바로 이들 기조실장들에게 간담회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김대중 대통령당선자도 대선전 다른 경제단체들과는 모두 간담회를 가졌지만 유독 재벌모임인 전경련의 문을 열지 못했다.

김의장의 기조실장 간담회 참석 거절은 이런 푸대접을 고스란히 되갚은 셈이다.김의장도 23일 ‘아부’‘거들먹’ 등의 표현을 통해 재벌들의 염량세태를 비난하며 감정의 앙금을숨기지 않았다.

김의장은 그러면서도 “대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기업들과의 의견조율을 위해 공식적인 회의를 갖겠다”고 불필요 마찰은 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주요 재벌기업들은 각종 체널을 동원,김당선자의 재벌개혁에 대한 의중 파악에 나서는 한편 당면한 경제난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MF 한파에 맞물린 정권교체로 재벌들은 이래저래 살얼음 위에 서 있는 듯 하다.<진경호 기자>
1997-12-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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