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술이 더 취하는 이유/김광원(전문의 건강칼럼)
기자
수정 1997-12-06 00:00
입력 1997-12-06 00:00
아침에 마시는 술이 저녁술보다 더 취한다는 속설은 과연 사실일까?결론부터 말하면 일리가 있다.
신체내에서 각종 반응이 나타나고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 시간,소화가 안되는 시간이 따로 있다.입으로 섭취되는 모든 것들은 핏속에 흡수되면 일정한 과정을 밟아 신체의 구성성분이나 에너지원으로도 바뀐다.이런 과정은 효소에 의해 빠르게 또는 느리게 진행된다.
이처럼 주로 효소에 의해서 결정되는 신체내 반응속도를 의학적으로는 대사속도라고 한다.효소활성도는 호르몬 변화,혈압,맥박,신체의 필요량 등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이들의 상호작용은 매우 복잡하여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측정이 가능한 객관적인 지표로 혈압,맥박,호르몬들의 변화를 살펴보면 아침,하오,저녁시간에 따라 차이가 뚜렷하다.구체적으로 보면 혈압은 밤에는 낮고,하오에는 높다.성장호르몬은 밤중에 높고 낮에는 낮다.또 남성의 성적흥분이 아침에 생기는 현상도 호르몬의 일중변동과 관계가 있다.따라서 생체가 가진 일중변화의특성때문에 섭취하는 음식,약물,알콜 등의 대사속도가 밤과 낮 사이에 차이가 나서 섭취하는 성분에 따라서 느릴 수도 빠를수도 있다.
치사량을 결정하는 동물실험에서 투여시각에 따라서 약물의 양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나며 수면제의 수면효과도 투여시각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음이 증명된 바 있다.치료약물도 약물을 복용하는 시각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증거로 미루어 보아 알콜을 처리하는 신체 능력이 하루중에도 시간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해장술이 더 취한다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삼성의료원 내분비내과 과장>
1997-12-06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