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업,총회꾼과 뒷거래 파문/주주총회 훼방 막기위해 거액 상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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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0-28 00:00
입력 1997-10-28 00:00
‘아 미쓰비시여! 너마저도’.
일본 굴지의 기업 그룹인 미쓰비시 그룹의 여러 계열 회사들이 총회꾼에게 ‘주주총회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말라 달라’는 부탁 내지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아서 고맙다’는 성의 표시로 돈을 건네온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 노무라증권,다이와증권등 4대 증권회사와 다이이치간교(제일권업)은행 등 금융계가 단 한명의 총회꾼에게 막대한 상납금을 바쳐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제조업체들도 총회꾼과 뒤거래를 하면서 무사안일을 추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쓰비시 계열사들의 이익공여가 드러나자 일본 언론들은 일본 경제계의 총오염이라고 개탄하고 있다.도대체 구미 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은 일본 기업 사회의 치부라는 지적들이다.
지난 88년 상장한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은 총회꾼들이 주주총회를 훼방놓는 것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주식 1천주 정도를 소유하고 있는 전문 총회꾼 그룹인 나카무라종합기획의 데데루보(정조모·53)에게 총회꾼에 대한 이익 공여를 금지하고 있는 상법을 위반하면서 연간 2백만엔(약1천3백만원)의 이익을 제공했다.
제공 방법은 데 데루보가 경영하는 ‘바다의 집’이라는 위락시설을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의 사원들이 이용하는 대금이라는 형식을 가장했으며 지금까지 9백여만엔(약6천8백만원)을 건네 주었다.사원 사용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이익공여로 보고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은 총회꾼을 담당하는 간부를 두고 총회꾼을 관리해 왔는데 이 간부는 미쓰비시 계열의 다른 회사로 옮기고 나서도 총회꾼 일만큼은 계속 담당해 왔다.지난 23일 전격 구속된 이 간부는 왕년에 유명한 축구선수였으며 지금은 일본 프로축구 리그 최고 인기팀인 우라와 레즈의 사장인 시미즈 야스오(청수태남).이 때문에 일본 축구계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데 데루보의 통장으로부터는 미쓰비시자동차공업 뿐만 아니라 계열사 7곳 정도가 ‘바다의 집’ 이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불과 하루 지나서는 히다치제작소,대일본 인쇄 등 총회꾼에게 돈을 지불한 대기업들의 이름이 속속 드러나 수사의 손길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7-10-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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