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가스전 개발 참여 ‘뒷짐’/2년째 관망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7-10-24 00:00
입력 1997-10-24 00:00
◎중·일선 정상회담 통해 구체화/가장 먼저 제의받고도 주도권 뺏길 위기

‘동아시아 미래에너지의 최대보고’로 일컬어지는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에서 한국이 러시아의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다.반면 뒤늦게 프로젝트 참여의사를 표명한 중국과 일본은 정부와 기업차원에서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다각적인 조사를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르쿠츠크주 가스전의 추정매장량은 약 8천5백억㎥.한국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의 20배가 넘는다.러시아는 이르쿠츠크와 몽고­중국­한국­일본을 잇는 총 연장 3천500㎞,총공사비 1백억달러 규모의 ‘시베리아가스전 개발계획’에 관련국들의 참여를 타진해왔다.

러시아로부터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 참여를 가장 먼저 제의받은 나라는 바로 한국.우리나라는 2년전 이같은 제의를 받았으나 지난해 7월에야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정부의향서를 전달했다.당시 한국은 2천만달러를 들인 ‘사하’유전개발 타당성 조사결과가 흡족하지 못하고 한보그룹이 러시아석유회사에 독자적으로 투자를 결정하자 이르쿠츠크 가스전개발참여에 껄끄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의향서 전달후 한국은 한국가스공사,고합,8개 재벌기업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놓고 명목만 유지한 채 주위상황을 관망해왔다.

관련국인 중국과 일본정부,기업들의 움직임은 달랐다.중국은 지난 4월 강택민·옐친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을 올렸고 관련협정도 체결했다.중국은 곧 바로 러시아와 함께 파이프라인 건설사업을 구체화,타당성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 부문의 최대수혜자로 예상되는 중국은 내달 10일쯤 북경에서 관련국 에너지전문가들을 불러들여 회의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관련국중 가장 늦게 개발참여의사를 밝혔으나 의향전달 3개월만에 러시아정부에 구체적인 개발프로젝트를 내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2005년부터는 개발된 가스를 중국에 팔겠다는 계획서도 나와있다.

일본은 정부도 함께 뛰고 있다.오는 11월1일 시작되는 러·일정상회담 장소가 시베리아중심인 크라스노야르스크로 정해진 것은시베리아개발에 대한 일본의 관심을 상징화,일본기업 진출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본기업의 조세혜택을 직접 옐친대통령에게 요청할 것으로 알려진다.시베리아 자원개발을 둘러싸고 관련국의 주도권다툼이 시작된 것이다.일본측의 발빠른 대응은 최근 “시베리아가스전 개발에 일본참여가 여러사정상 어려울 것”이라고 예단한 우리나라 에너지정책당국자들의 허를 찌른 것으로 분석된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1997-10-24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