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의 정도 잘 헤아려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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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28 00:00
입력 1997-08-28 00:00
김영삼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독자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정치인과 당인으로서 정도를 걷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밝혀 향후 그의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우리는 이지사가 자신의 말대로 정도를 걷는 현명한 판단을 할것을 기대한다.

자격을 갖춘 국민은 누구든 공직 출마의 권리가 있다.또 이지사측 주장대로 우리 정치의 세대교체 기대와 관련하여 그에 대한 지지 여론이 적잖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그에게는 자신의 말대로 어떤 행동에 앞서 공당의 일원으로 거스를 수 없는 의무,그리고 공인으로서 지켜야할 분명한 도리가 있다.

몇몇 여론조사가 밝히는 인기도라는 추상적 요인보다 훨씬 분명한 사실은 그가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패했으며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분명히 공언했다는 것이다.집권당에서 처음으로 아무런 제약없이 치러진 자유경선에서 반이회창 4인연대까지 결성한 결선 끝에 패한 그에게 독자출마의 명분은 없다고 본다.

여론조사 인기도와 대의원 지지도가 일치하지 않는다 하여 대의원 구성을문제삼는 것도 온당치 않다.특정 정책노선이나 정치적 목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결사인 정당의 대의원 성향이 이지사가 말하는 여론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면 사전에 당을 떠나거나 경선에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또한 이회창 후보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면 당을 뛰쳐나갈 생각을 하기보다 이 문제를 당내에서 당당하게 제기,컨센서스를 도출하는 방도를 찾는것이 옳다.그것이 경선 당시의 공언을 지키는 길이며 아울러 공인으로서 가야할 정도이다.

정직과 일관된 언행은 한 나라를 이끌 지도자,대통령의 덕목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국민에 대한 공언을 불과 한달여만에 뒤집는 정치인이 만약 대통령이 된다하더라도 어떻게 국민에게 올바른 길을 가라고 말할수 있겠는가.이지사는 현재 자신에게 무엇이 정도인지 잘 헤아리기 바란다.
1997-08-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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