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정리 경제논리로(사설)
수정 1997-07-31 00:00
입력 1997-07-31 00:00
지난 4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부도유예방지협약을 제정,시행하면서 부실화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처리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이 협약은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고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기간동안 채권행사를 유보,기업을 살리는 반면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청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금융기관이 지난 25일 진로그룹 6개사중 4개사만 채무상환을 유예시킨 것은 바로 이 협약에 의한 부실기업 정리모델에 해당된다.
또 한보철강의 경우 기업전체(부채포함)를 제3자에게 인수시키지 않고 일부공장 재산만을 평가하여 인수케하는 ‘자산인수방식’이 거론되고 있다.한보철강은 3번에 걸친 입찰에도 불구하고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에 의해서 2개의철강관련기업이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과거에는 부채를 포함해서 인수시키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경우 정부가 인수기업에 조세상 혜택을 주거나 부채상환면에서 우대조치를 해준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이런 부실기업 정리방식은 세계무역기구(WTO)규정에 위배될 뿐 아니라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어 현재로서는 시행이 어렵게 되어 있다.현재 금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부실기업 정리방식은 경제논리에 의해서 풀어가는 것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채권자인 금융기관이 해당기업의 정상화 가능성을 판단하여 처리케하는 것은 금융자율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최근의 부실기업 정리방식은 대기업그룹에 대해 방만하게 운영해도 망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경종을 울려주고 산업구조조정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이 모델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1997-0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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