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관위 진상 가릴수 있을까/결정적 증거·수사권없어 거의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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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7-18 00:00
입력 1997-07-18 00:00
그러나 당 선관위의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금품살포공방의 실체가 가려지기는 어려우리라는 것이 당내의 지배적 전망이다.진상규명의 관건인 ‘관련자료’를 박후보가 내놓지 않고 있는데다 독자적으로 파헤칠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대선을 생각해야 할 선관위에 독립적인 제3의 기관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도 하다.
당 선관위 진상조사소위의 박헌기 위원장은 전날 박후보의 개인사무실을 방문한데 이어 17일엔 전화로 박후보에게 관련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박후보측은 “당 선관위는 진상을 파헤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며 이를 거부하고는 거듭 검찰수사를 촉구했다.이 때문에 선관위는 조사 방침만 세워놓았을뿐 사실상 손도 못대고 있는 상황이다.더욱이 박후보측은 당 선관위의 ‘객관성’을 철저히 불신하고 있어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령 박후보가 태도를 바꿔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단시간내에 이 자료의 타당성을 가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박후보가 확보하고 있다는 증인의 증언 역시 또다른 시비만 낳을 공산이 크다.<진경호 기자>
1997-07-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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