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원상(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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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7-13 00:00
입력 1997-07-13 00:00
학술원 예술원상이 발표되고 있다.예술이나 학문적 업적에 대한 기억보다는 매스컴에 자주 이름을 보아오던 사람들이 더많이 등장하고 있다.글은 별로 쓰지않은 문학상수상자도 있는것 같고 이렇다할 빛나는 창작활동을 보여준 바 없는 수상자도 있어 보인다.그런 일은 별로 새삼스런 것도 아니어서 교섭력과 사교력이 뛰어난 사람이 “이 상도 먹었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그렇다보니까 상탄 일이 별로 존경스럽지도 않고 동경스럽지도 않다.타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도 그다지 자부심을 못느끼는 것같다.

예술원이나 학술원은 우리의 가장 권위있는 기구다.여기서 인정한 것은 우리의 최고수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적어도 그래야 한다.그러나 이곳의 수상자도 결과는 비슷한 것 같다.아마도 수상에 따른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전체적인 상훈들이 이렇게 평가절하된 일은 유감스럽다.이것은 어느 한 상에 얽힌 불행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렇게 운영되고 관리되어 온데서 온 전체의 불행이다.

이현재 회장의 학술원은 11일 총회를 열고 학술원회원은 학술원상을 탈수 없게 하는 것을 명문화했다고 한다.이 상이 “원로끼리 나눠먹는 상”이 안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이를 계기로 “학술원의 진정한 위신과 위상을 높이고… 학술원상의 공정성과 권위를 확립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이현재 회장은 공언하고 있다.그의 뜻대로 이런 결정이 학술원 밖의 유능한 인재를 키우고 기리는 일에 기여하기를 우리도 빈다.

상도 상이지만 학술원이나 예술원의 회원이 결정될 때가 되면 정상배집단이 무색할만큼 선거잡음이 들려오고 수상결정자가 회원자격에 회의를 느껴 수상을 거부하는 일까지 생긴다.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사람들은 어디라도 얼마든지 있어서 온당하고 인격이 높은 사람들은 뒷전에 밀리고 음모의 술수가 승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우리도 안다.그렇게 정해진 회원이 대세를 이룬 기관이 안되게 거듭나는 일도 긴요하다.그렇지 않으면 회원끼리가 아니라도 돌아가며 운동품앗이로 나눠먹는 상은 여전할 것이다.

새수상자가 나오면 온갖 ‘말’만 무성하고 그럴 때마다 상의 권위는 땅위를 뒹구는 일을 줄여가기 위해서 회원수상불가를 명문화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살려 갈 것을 기대한다.
1997-07-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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