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작가/장윤우 성신여대 교수·공예가(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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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7-02 00:00
입력 1997-07-02 00:00
생활속에서 우리가 두뇌를 통해 의식하는 부분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예술가는 의식 밑에 있는 것,잠재의식과 무의식까지도 끌어올려 형태를 주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영국학자 허버트 리이드는 말했다.능력의 뒤에는 피나는 노력과 고뇌가 수반되기에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게 되며 작품은 존중된다.각종 미술행사와 공모전시가 성행하면서 좁은 관문을 통과하여 작가로 데뷔하거나 수상작가로서 뽑내고 싶어한다.이른바 관전으로서의 국전,시도미술대전,공예대전 등의 비좁은 문과 독주에 낙망하거나 반발하여 생겨난 민전이 갈수록 늘어간다.문제는 유명무실한 민전과 출신작가들에게 있다.서울·중앙·동아·한국등 큰 언론기관 주최의 공모전은 확실한 기준과 연륜으로 역량있는 작가배출에 기여하기에 큰 평가를 받지만 기반이 취약한 군소단체에서 마구잡이로 남발하는 양산 작가들의 행태는 옥석을 가려내지 못하는 대중에게 보이잖는 피해를 끼친다.

서글픈 현실은 돈으로 상을 주고 받거나,작품이 대가로 오간다고도 한다.능력도 없으면서 그렇게나 예술가로 자처하고 싶은가.각종 국내외 전시에 초대되었거나 입상했다는 약력을 즐비하게 달고서 작품전인지 상품전인지 모를 수준미달의 판매전과 자기PR에만 열을 올린다.



빈독이 더 요란하다.두뇌속이 비어있을수록 허장성세가 심하다.표절작으로 입상취소되거나 심사의 불공정도 심심찮게 오르내린다.어느 서예공모전에서는,문예작품도 같은 방법으로 후보자들을 한데 모아놓고 백일장 형식으로 옥석을 가려낸다는 말도 들린다.사이비작가는 얼굴을 붉혀야 하고 난립한 유명무실의 공모전은 지양되어야겠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겸손함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가의 고독.유일무이한 걸작 한점을 위해서 필생을 거는 작가정신이 그립다.
1997-07-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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