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 2세들이 본 부모/PC통신에 처지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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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06 00:00
입력 1997-04-06 00:00
최근 미국의 한인 2세들 사이에 한국의 전통을 끈질기게 간직하고 있는 부모세대와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자신들을 풍자하는 PC통신이 나돌고 있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 수 있는 50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시리즈물은 이민가정의 전형적인 모습을 2세의 눈으로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내가 15살인데도 부모님은 입장료 낼 때만 되면 12살이라고 우겨 반값을 낸다.
△고급 식당에 가서도 음료수로는 「맛있는 물」을 주문하고 디저트는 「절대로」주문하지 않는다.팁은 절대로 15% 이상 주는 일이 없다.
△내 옷을 살 때는 몇 치수 큰 것을 골라 자라서도 입으라고 한다.
△학교에서 쓸 접착제를 사야겠다고 하면 밥풀을 쓰라고 한다.
△빵에 곰팡이가 피면 파란 부분만 도려내고 먹으라고 한다.
△스테레오를 사 달라고 하면 기절초풍하면서 『우리가 너만할 때는 신발도 못신었다』고 말한다.△우리가 미국에 온건 너희들 교육 때문이다.그러니 하버드대학에 가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찬장에는 언제나 40파운드(18㎏)의 쌀자루가 쌓여있고 냉장고에는 언제나 김치와 보리차가 한 통씩 가득 들어있다.
△이들은 또 걸핏하면 자녀의 머리를 쥐어박고 술만 마시면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슈퍼마켓에서 큰 소리로 자기 이름을 부르고 한국의 TV연속극 비디오를 매일 빌려다보는 어머니가 이상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 가서는 언제나 기꺼이 부모를 위한 통역이 돼 준다.<로스앤젤레스=황덕준 특파원>
1997-04-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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