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독자행보에 거센 비판/신한국당 개편후 첫 당무회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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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20 00:00
입력 1997-03-20 00:00
신한국당이 19일 지도부 개편 이후 첫 당무회의를 가졌다.100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는 단합과 결속이 참석자들의 일치된 목소리였다.
그러나 강연일정이 겹친 김덕룡 의원을 비롯,김운환 목요상 의원 등이 불참하고 서석재 의원은 불교행사를 이유로 도중에 자리를 뜨는 등 일부 민주계 의원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뒤숭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이회창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인사말을 통해 『외부에서 보기에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드는 것은 제 부덕의 소치이며 나 자신도 없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갖는게 사실』이라며 『당의 중추기관인 당무회의가 적극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비공개토론에서는 공정 경선을 위한 장치 마련 등 새 지도부에 대한 당무위원들의 주문이 쏟아졌다.특히 차기주자들의 공공연한 「각개격파식」 행보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이 가해졌다.
황명수 충남도위원장은 『당의 단합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대권주자들이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한뒤 『지도부도 당내 경선이 잡음없이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특히 대표는 사심없이 당에 헌신할때 당원과 국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자 양경자 위원은 『큰 선거를 앞두고 당이 사분오열된 것으로 외부에 비쳐지고 있다』면서 조직활성화 대책위의 구성을 제안했다.
서정화 위원도 『4∼5월엔 야권의 대여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당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갈등과 불협화음이 없도록 조정해야 한다』면서 『주자들도 단합차원에서 언행과 행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진재 위원은 『당이 너무 정치적으로 치우친다』고 꼬집고 『경제회복과 민생현안 등 밑바닥 사회경제 현상에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고 강조했다.이해귀 경기도위원장은 『당의 지지율이 바닥인 만큼 새 지도부도 바닥에서 출발한다는 각오를 갖고 주도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양정규 위원은 『경선의 공정성을 두고 말이 많아 후유증이 우려된다』면서 경선의 공정관리를 선언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것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이대표는 『당이 깨지면 다함께 손해보고 다함께 죽는다』고 거듭 「총결속」을 촉구했다.<박찬구 기자>
1997-03-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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