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마지막 시도」 연출자 구속 계기로 본 실태
기자
수정 1997-03-19 00:00
입력 1997-03-19 00:00
외설연극 「속 마지막 시도」를 공연한 극단대표와 연출자가 17일 공연음란 혐의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대학로의 암적 존재인 외설연극 추방에 대한 목소리가 한데 모아지고 있다.
대학로에서 외설연극이 번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공연윤리위원회의 연극대본 사전심의제가 철폐된 뒤부터다.몇년간 암약하던 외설연극은 지난 94년 여배우가 나체로 출연한 「미란다」의 극단 「포스트」 대표가 불구속입건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이후 이같은 외설물은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일단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외설연극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최근 몇년사이 이 외설연극집단은 전용극장을 사들여 현재 「속 마지막 시도」를 공연한 「파워소극장」을 비롯해 6∼7개의 외설전용극장이 존재한다.
이 극장들은 속칭 「삐끼」를 동원,『황홀한 섹스』『성적 판타지』 등의 노골적인 문구를 내세워 호객행위를 하고 낯뜨거운 음란포스터를 대로에 붙여놓기 일쑤다.또 상오부터 심야까지 하루 5∼6회씩 공연을 하며 관객들을 유인한다.
이같은 외설연극에 대해 연극계에서는 일단 「연극」이 아니라고 규정한다.「벗기기 쇼」에 지나지 않는 것을 「연극」이라고 이름붙여 대학로의 극장을 점령하고 있어 관객들만 오인하게 한다는 것.
따라서 자경단까지 만들어 단속활동을 펴고 외설연극에 대응하기 위한 「이달의 에로티시즘 연극」을 내거는 고육지책을 펴기도 한 연극협회(이사장 정진수)는 이번 사법처리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다.연극협회의 이종열 사무국장은 『연극인이 10여년동안 일궈논 대학로를 순식간에 황폐화시킨 저질연극집단은 이 기회에 뿌리뽑혀야 한다』면서 『경찰의 사법처리는 그동안 협회의 자율적 단속활동의 소산물이기 때문에 저질연극집단을 구속해서라도 대학로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이영미씨(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는 『「속 마지막 시도」는 매춘문화의 하나로 처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본보기식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형평성있게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을 직접 만드는 극단 전망의 심재찬 대표는 『외설연극에 대한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사법처리를 무조건 따르기는 힘들다』면서 『아예 「성인극」이라는 이름으로 외설극을 구역화시키든지 하는 별도의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서정아 기자>
1997-03-19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