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새대표 「관리형」 급부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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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10 00:00
입력 1997-03-10 00:00
◎당헌·당규 개정 불공정시비 차단/경선불출마 전제 당·후보군 효율 관리/최대계파 「민주계 역할론」 기류도 한몫

신한국당 차기대표가 이한동 고문설에서 비켜서는 형국이다.이른바 경선불출마가 전제된 「관리형 대표론」이다.이 문제는 이고문이 「공정한 경선관리자」를 자임하고 나선다면 간단하다.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와 이제까지의 발언을 종합할 때 그럴 개연성은 희박하다.설사 자신이 아닌 「관리형 대표」로 최종 낙점이 되더라도 지난주 초부터 떠오른 「이한동 대표론」으로 이미 그의 당내 무게와 인지도를 높이는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경선불출마가 전제된 이수성 전 총리와 최형우 고문,김종호 의원 등 「관리형대표론」이 급부상하는 배경은 무엇일까.결국 그것은 「실세형대표」든,아니면 「관리형대표」든 현 국면에선 두가지 방안 모두 차선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실세형대표는 당내주자들의 효율적 관리와 한보사태로 위기에 처한 신한국당의 대국민이미지 제고에 부합된다.그러나 당내 다른 주자군의 불공정 시비로 당이 분란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부담이 뒤따른다.실제 최근 이회창·박찬종·최형우 고문 등 당내 다른 예비후보군의 기류는 겉으로 표출되는 것보다 훨씬 반발강도가 심하다.『일부 주자가 곧바로 불공정 시비를 벌인다면 당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반면 관리형대표는 당 장악력엔 문제가 따르지만,최소한 이런 부담은 적다.현 상황에서 보면 당내 대선예비주자들의 경선이 축제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벌써부터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둘러싸고 예비주자들의 숱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고,강도 또한 갈수록 더할 전망이다.하지만 경선출마를 포기한 대표의,당내 여론을 바탕에 둔 개정작업에 「딴지」를 걸고 나오기란 그리 여의치않은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또 「관리형대표론」은 청와대와 내각개편에서 철저히 배제된 민주계 역할론과 그 맥을 같이한다.요사이 당 일각에서는 『당개편은 내각과는 달라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가 청와대·내각에 이어 당까지 손을 놓을수 있느냐는 것이다.최근 이한동 고문의 차기대표 파문을 이런 측면에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특히 이수성 전 총리와 최형우고문은 불출마가 전제되더라도 스스로의 당내입지와 대국민이미지로 볼 때 어느 정도 힘도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같은 「관리형 대표론」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성사가능성이나 누가 최종 낙점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당장 이 전 총리는 9일 『책임지고 총리직을 물러난 마당에 대표직은 당치 않다』며 대표직 고사의 자세를 보여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양승현 기자>
1997-03-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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