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이한동 대표설」 뒤집히나(정가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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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09 00:00
입력 1997-03-09 00:00
이한동 고문의 신한국당 차기대표 유력설이 나돌면서 8일까지 청와대측 반응이 세차례나 바뀌고 있다.방향은 사실상 내정단계에 접어든 듯 했던 이고문의 대표설을 뒤집는 쪽이다.강인섭 정무수석은 이날 『경선출마자는 모두 같은 스타트라인에서 출발해야 공정하다』고 말해 「경선 불출마 선언」의 전제를 확실히 한 것이다.
고건 총리와 강경식 부총리의 임명 때와는 달리 전개되는 이같은 양상은 「이한동 대표론」을 유동적으로 몰고가는 형국이다.그렇다면 「이고문 대표설」은 이제 물을 건넌 것인가.아직은 그렇게 볼수만은 없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첫번째 관측이다.
이 분석의 근거는 대안부재론이다.이한동고문 말고는 마땅한 관리자가 없다는 것이다.한보사태로 민주계 대표론은 사실상 어렵고,그렇다고 이회창·박찬종 고문을 임명하기도 마땅치않다는 지적이다.여론조사에서 수위다툼을 벌이는 이들의 임명은 곧바로 「힘」이 한쪽으로 쏠리는 결과를 초래해 임기말 권력누수를 촉진시킬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따라서 강수석의 일련의 발언은 이한동체제의 안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풀이다.다른 예비주자군의 우려를 대신 표출해줌으로써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계산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두번째 관측은 이제 이한동 대표체제의 출범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견해다.이 논리에 비중을 싣는 관계자들은 강인섭 수석의 『관리형 대표가 되더라도 뒤에 총재가 있고 대통령은 최대한 공정하게 관리하려고 한다』는 언급에 무게를 싣는다.
실제 당내 이회창·박찬종 고문과 민주계는 조건없는 이한동 대표체제 출범에 대한 반발이 크다.이한동 고문의 당대표 기용은 이고문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것」으로 자기들과 맞대응할 또다른 경선축의 형성으로 보기 때문이다.특히 이·박 두고문은 이수성카드와 이한동 대표설을 대세론을 견제하려는 다변화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이는 당을 분란으로 몰고갈 위험성도 내포한다.당의 원심력을 부추기고 경우에 따라 야권의 내각제 전략과 맞물려 위기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이상의 두 관측의 공통점은 당이 어려운 처지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실세대표여야 한다는 점이다.그렇지 않고서는 난산이 예상되는 당헌·당규개정작업을 끌고갈수 없다는 것이다.자칫 대세론의 고삐를 늦추지않고 있는 이·박 두고문에게 당 전체가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경선불출마를 밝힌 이수성 대표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있다.<양승현 기자>
1997-03-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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