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의 대한 편견(특파원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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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31 00:00
입력 1996-12-31 00:00
특히 27일자 워싱턴포스트를 비롯,대부분 신문들은 야당의원들이 국회에서 이불을 펴고 드러누워 농성하는 사진을 약속이나 한듯 1면 머리로 크게 싣고 관련기사로 넘어간 국제면에는 노조들의 시위사진을 실었다.
통상 미국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는 대형 사건·사고,또는 미국내의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이며,국제문제는 미국익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들로 국한된다.따라서 한국의 노동법및 안기부법 개정과 그 여파가 미국익과 중요한 관계가 있다는 편집자의 판단에 의해서 그같이 다뤄졌다면 할 말은 없다.그러나 이날 각 신문의 보도태도는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
마치 한국에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나기를 별렀다는 듯이 이들은 마구 써 제끼고 있으며 그 기사들의 주내용은 「민주화」와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이며 더러는 한국의 성장에 대한 빈정거림까지도 섞여 있음을 볼 수 있다.
지난 11월 중순 사설을 통해 「한반도에서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한국정부이고 북한정권이 오히려 온건하다」는 망발로 한국정부를 분노케 했던 뉴욕타임스는 30일자 사설에서도 「한국의 독재 망령」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김영삼정부가 마치 독재체제로 회귀하고 있다는 듯이 기술했다.
이같은 미국언론들의 일련의 한국에 대한 보도태도는 그들이 보편타당한 가치판단 위에 서있지 못하고 고질적인 굴절된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그들의 사시가 더욱 문제되는 것은 그들이 소위 세계적인 「권위언론」으로 자타의 인정을 받고 있는 매체라는 점이다.
96년을 보내며 차분한 마음으로 새해맞이 휴가를 즐기고 있는미국인과 세계인들에게 갑자기 연일 1면 톱,국제면 톱,사설로 소개되는 한국문제를 통해 한국과 한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안타깝기만 하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1996-12-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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