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소고」/이영익 생명공학연구소 연구부장(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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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28 00:00
입력 1996-12-28 00:00
몇년전 일이다.스웨덴에서 열린 AIDS 국제학회 참석후 관광을 하다 안경점에 장식으로 진열해 놓은 물고기 화석을 우연히 발견했다.요즘은 국제교류가 크게 늘어 많은 화석을 외국에서 들여와 시판하며,또 전시회도 열리지만 당시로서는 구경조차 힘든 것들이었다.나도 생물시간이나 진화론 강의때 사진으로만 보았지 실물은 처음이었다.하도 신기해 주인과 교섭 끝에 미화 50달러에 구입했다.

그후 화석에 관한 호기심,수억년전에 산 생물체와 만난다는 흥분으로 하나둘씩 수집하고 화석에 관한 책도 구입했다.이제 몇년이 지나 서재에는 작은 화석들이 벌써 수십가지 늘어섰다.책을 보다 피로하거나 직장에서 돌아와 틈이 나면 화석을 하나하나 음미하는 습관이 들었다.

용암이 분출할 때 어쩌다 그곳에 있던 풍뎅이화석,잠자리와 똑같은 육각 모양의 눈을 가진 삼엽충화석,바다물결 따라 움직이다 화석이 된 바다나리화석….이렇게 화석들을 음미하노라면 나 자신이 그 당시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에 젖기도 한다.또 이러한 화석연구로 지구상 생물의 역사를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최근 전남 해남에서 영화 「쥐라기공원」에서나 본 공룡·익룡의 발자국화석을 발견해 매스컴이 떠들썩하게 보도한 적이 있다.물갈퀴새의 발자국도 함께 나왔다고 한다.공룡·익룡·물갈퀴새의 발자국화석이 동시에 발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이로써 세 동물이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여 세계 학계가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모양이다.공룡화석은 해남말고도 국내 5∼6군데에서 발견됐다.

그 먼 옛날,2억년전쯤인가? 생각하기도 힘든 때 한반도 곳곳에서 다리 길이가 5∼6m인 공룡,날개길이가 10m넘는 익룡들이 뛰놀았다고 생각하면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1996-12-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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