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기관은 죄인이 아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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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0-18 00:00
입력 1996-10-18 00:00
국정감사를 하는 의원의 수감기관장에 대한 고압적 자세는 권위주의 때이래 우리 정치의 악습이다.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몇몇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모욕을 주고 인신공격을 하는등 죄인취급을 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선진국모임에 가입하려는 마당에 정상적인 국감을 멍들게 하는 이런 한심한 구태는 국회에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방하지 않으면 안된다.

보도를 보면 자민련의 김인곤 행정위원장은 조해령 총무처장관에게 직원도 보는 앞에서 『당신은 경합범이고 누범이야』라며 반말로 호통을 쳤다고 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야당의원이 정종택 장관의 답변태도가 불성실하다며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답변하라고 해 20여분동안 벌을 서듯이 답변하게 했다고도 한다.이밖에도 호통을 자주 친다는 국민회의의 한영애 의원과,『예,아니오로 답변하라』며 윽박지른다는 국민회의의 방용석 의원등 적지 않은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감사는 어디까지나 유머나 정중한 행동으로 논리와 사실로써 추궁해야 국회의원의 권위도 서고 수감기관에서도 수긍을 받는다.보통사람도 지키는 인격존중과 예의를 저버리는 것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저질행태는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욕먹이는 행위다.

그뿐이 아니다.수감기관장도 개인의 인격과 부서의 체통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며 무조건 쩔쩔매야 할 죄인이 아니다.한 부처의 책임자로서 정부를 대표하여 감사를 받는 장관을 죄인으로 부른 것은 당사자의 인권을 무시한 것일 뿐 아니라 해당부처의 공무원,나아가 정부와 국민을 욕보이는 횡포로서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문민시대에선 국회와 정부간의 정상적 관계를 해칠 소지마저 있다.

지금이라도 국회와 해당의원의 차원에서 반성과 해명의 조치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당이 엄중한 주의환기를 해야 한다.수감기관장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명예와 체통을 지키는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
1996-10-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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