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쓰기 서울신문(사설)
수정 1996-10-01 00:00
입력 1996-10-01 00:00
그런 서울신문의 노력이 오늘의 신문가로쓰기에 공헌한 바를 우리는 자부심으로 생각한다.기성세대의 타성과 고식때문에 가로쓰기세대로 자란 젊은이에게 세로쓰기의 짐을 지워온 이중성의 시대는 이제 청산될 때가 되었다.그 명확한 선언이 오늘의 서울신문의 전면 가로쓰기다.
「가로쓰기」란 단지 활자를 가로로 나열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의식의 「세로다지」 더하기 「가로다지」화를 전제로 한다.세로만이 옳다든가 가로만을 고집하는 뜻의 옹색함이 아니라 지성의 종횡이 자유자재케 하는 신축성과 유연성·다원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우리글 한글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가로세로는 물론 한자를 섞어도 얼마든지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창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의 국자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이는 한자문화권의 선도능력을 또는 동양의 종문자권과 서양의 횡문자권의 가교역할의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가로신문시대가 새로운 문예부흥으로 다가오는 것을 뜻하는 일이기도 하다.그러므로 서울신문의 전면 가로쓰기 출발은 외형과 함께 충실한 내용의 거듭남을 뜻하는 것임도 밝혀둔다.
1996-10-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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